미디어 산업의 3~4월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주요 8개 종목의 주가는 -14% ~ +2%로 7개 기업이 하락했다. 동기간 코스피는 +0.9% 상승, 코스닥은 -3.6% 하락했으며,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두 기업만 지수(코스닥) 대비 아웃퍼폼했다.
1~2월은 TV 광고 회복, 넷플릭스의 호실적 및 투자 확대, 주요 대작에 대한 기대감과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반영되며 미디어 산업 8개 기업이 모두 상승하고, 이 중 5개 기업이 시장 대비 아웃퍼폼했다. 그럼에도 3~4월은 실적 시즌에 진입하면서 1Q25(2025년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1~2월과 비교해보면, TV 광고는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았다. 주요 대작들의 시청률이 부진하고 편성 수도 빠르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그 가운데 한한령 해제를 기대해볼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일시적으로 주가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5~6월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5월 초 발표된 1Q25 부진한 실적을 확인했고, TV 광고는 2Q 성수기 효과 및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1Q25 보다는 많은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주요 작품들의 시청률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3~4월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주가 흐름 속에 한한령 관련한 이벤트들은 지속적으로 단기 주가의 상승 및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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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5년 3~4월 업종별 주가 분석 3~4월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14% ~ +2%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CJ ENM +1.6%, 스튜디오드래곤 -0.4%, 삼화네트웍스 -3.8%, SBS -5.6%, 콘텐트리중앙 -7.2%, NEW -8.5%, 에이스토리 -10.5%, 팬엔터테인먼트 -13.7% 순이다. 동기간 코스피는 +0.9% 상승, 코스닥은 -3.6% 하락했다. 콘텐츠 기업 8개 중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만 시장(코스닥)을 아웃퍼폼했다.
CJ ENM의 상승은 시청률 회복 및 티빙 가입자 회복에 기인한다. ENM의 tvN에서 방영된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 약 500억 원이 투입된 역대 최대 규모의 대작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최고 3.9%, 평균 2.4%로 tvN 주요 작품들의 평균인 6.3%에 크게 못 미쳤다. 작품 방영 초기 시청률 부진을 확인하면서 CJ ENM은 -5%,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12% 하락했다. 작품의 종영 시점에는 작품 초기 대비 CJ ENM은 +12%, 스튜디오드래곤은 +15% 상승했다. 전형적인 대작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에 따른 주가 영향 후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3월부터 4월 초까지는 기대작이 편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간 주가는 시청률에 대한 움직임 보다는 한한령 해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벤트의 발생 여부에 따른 등락이 나타났다. 4월 중순에는 기대작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 방영을 시작했다. 1회 시청률은 3.7%로 다소 부진했지만, 9회 기준 6.2%까지 회복했다. tvN의 과거 평균 6.3% 수준이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평균 11%,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평균 12%에는 못 미치지만, 연초 작품인 <별들에게 물어봐>의 흥행 실패에 대한 기저효과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상승하는 시청률이 주가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방영 후 4월 중순부터 말까지 CJ ENM의 주가는 +7% 상승했고,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8.8% 상승했다. 이 작품은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작품은 아니지만, CJ ENM의 드라마 제작을 대부분 스튜디오드래곤이 담당하다 보니 주가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CJ ENM의 주가 상승 원인 중 다른 하나는 티빙의 가입자 상승이다. 티빙은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확보해서 ‘24년에 코리안 클릭의 순이용자 기준 278만 명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프로야구 시즌 종료로 ‘24년 11월 ~ ‘25년 2월 사이 172만 명의 이탈이 일어났지만,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25년 3월 다시 41만 명이 증가했고, 4월 이후에도 가입자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티빙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3~4월 CJ ENM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3~4월 주가하락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팬엔터테인먼트이다. 동기간 -14% 하락했다. 팬엔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작 드라마인 <폭싹 속았수다>가 3월 7일 공개된 직후, +22% 상승했고, 3월 14일까지 +49%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4월 말 주가는 공개일 대비 오히려 -15% 하락했다. 앞서 분석한 <별들에게 물어봐>와 반대되는 경우이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실망스러운 시작 후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방어 및 반등으로 이어졌다면, <폭싹 속았수다>는 작품의 호평이 주가의 급등으로 이어졌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되면서 오히려 상승 이전보다 낮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제작사인 팬엔턴테인먼트는 연간 1~2편 정도의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폭싹 속았수다>는 ‘23년 3월 ~ ‘24년 2월까지 제작한 작품이고, 현재 준비 중인 다음 작품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주가의 하락 요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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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5년 3~4월 미디어 산업의 주가에 대한 의견 미디어 산업의 전반적인 주가 움직임은 실적 전망 및 실적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들, 즉 작품의 편성 횟수 및 규모와 주요 작품의 시청률이나 가입자 수의 증감 등에 영향을 받는다. 올해 미디어 산업의 주가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한한령 해제 여부이다. 작년 말부터 정관계 인사들과 중국 파트너들의 미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올해 2월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기사화되면서 미디어 산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3~4월 주가도 기본적으로는 주요 지표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지만,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부각되거나 실망감이 반영될 때 단기적인 등락을 보였다. 이번 호에서는 한한령이 해제되면 미디어 산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지를 아이치이 사례를 통해 분석했다.
중국 OTT 시장은 5개의 상위 업체(아이이치(iQIYI), 유쿠(Youku), 텐센트비디오(Tencent Video), 빌리빌리(Billibili), 망고TV(Mango TV))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OTT 플랫폼들은 성장 초기 단계에 가입자 수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플랫폼들의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글로벌 콘텐츠 판권 확보를 통해 기반을 구축했다.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각 플랫폼들은 이용자 유입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의 독점 스트리밍 권리 확보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특히 중국 내 인기가 높았던 한국 콘텐츠의 판권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아이치이는 2016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독점 방영권을 회당 25만 달러, 총액 약 48억 원에 확보했고, 해당 드라마 방영 직후 아이치이의 유료 가입자가 약 5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시 K-콘텐츠가 갖고 있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콘텐츠 구매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며, 중국 OTT 플랫폼 사업자들의 적자가 누적됐다. 이에 따라 기존의 외형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 대신, 수익성 개선과 운영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 재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편 이러한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2016년부터 본격화된 한한령이 자리한다. 한한령 이전까지 OTT 플랫폼은 제대로 된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중국의 전통 방송 채널 대비 규제 강도가 약한 편이었다. 일부 해외 콘텐츠는 중국 광파전시총국의 공식 심의 없이 플랫폼의 자율 심의를 통해 유통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한한령 발효 이후, ‘19년 2월부터 OTT 콘텐츠에도 기존 방송 채널과 동일한 공식 심의 체계를 공식적으로 적용하며,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공식 유통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따라 중국 OTT 플랫폼들은 한국 콘텐츠를 통해 주요 트래픽을 확보하던 기존 전략에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됐다. 이러한 배경하에 각 플랫폼들은 기존의 외형 확대 전략에서 벗어나,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 AI 도입을 통한 콘텐츠 생산성 향상, 콘텐츠 판권 투자 축소 등을 통한 수익성 확대 및 장기 성장세 유지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이치이는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 및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 수를 확대했고, 2015년 1,100만 명 수준이던 유료 가입자 수는 2019년 1억 명을 돌파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53억 위안에서 300억 위안으로 약 6배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가입자 수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2019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30.3%로 적자가 지속됐는데, 이는 초기 가입자 유치를 위한 외부 콘텐츠 확보와 운영비용 부담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아이치이는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이 미흡하여 해외 콘텐츠 판권에 크게 의존해왔고, 2018년에는 콘텐츠 투자 비용 180억 위안 중 판권 구매 금액이 130억 위안까지 급증하면서 적자 확대의 주된 원인이 됐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아이치이는 콘텐츠 투자 전략을 수정하게 된다. 2020년과 2021년 전체 콘텐츠 투자는 전년 대비 각각 11%와 17% 증가했는데, 판권 투자가 각각 -12%, -8% 감소한 반면, 자체 콘텐츠 투자는 각각 87%, 56% 증가했다. 2021년 자체 콘텐츠 투자비는 105억 위안으로 콘텐츠 투자비 중 52%를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판권 투자 규모를 넘어섰다.
아이치이는 해외 판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비용 구조의 효율화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2022년에는 영업이익률이 4.4%로 흑자 전환했고, 2023년 영업이익률은 9.3%까지 상승하며 3년 연속 흑자를 달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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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OTT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한국 콘텐츠가 다시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한령 해제 시 한국 기업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이치이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는 중국 OTT들의 자체 콘텐츠 확보 움직임이다.
중국 OTT 가입자들은 특정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낮으며, 독점 콘텐츠 혹은 화제작 유무에 따라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는 ‘콘텐츠 기반 구독 전환(Content-driven Subscription Switching)’ 행동을 보인다. 이로 인해 플랫폼 입장에서는 독점 콘텐츠의 확보가 이용자 유입과 ‘락인 효과(Lock-in effect)’, 더 나아가 수익성 확보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글로벌 독점 형태로 공개하며, 신규 가입자 유입 및 유료 전환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특히 ‘동시방영+독점공개’ 전략을 통해 구독자 락인을 강화한 점은 중국 OTT 플랫폼 역시 동시방영권 확보를 통해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플랫폼 간 경쟁력 확보의 초점은 단순히 차별화가 어려운 구작 IP 확보가 아니라, 시의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신작 콘텐츠, 특히 동시방영권을 통한 독점 콘텐츠이다. 따라서, 한국 콘텐츠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투자 대상으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불법 유통 경로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한한령이 해제 되더라도 합법 시장인 OTT 플랫폼으로의 유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합법 시장의 규모와 OTT 플랫폼 이용자 성향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접근이다. 중국 전체 인구는 14.1억 명으로, 이 중 OTT 플랫폼 유료 가입자 수는 약 4억 명(5대 OTT 업체들의 이용자 수를 단순 더한 값)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국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중국의 OTT 이용자 수치는 몇 년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콘텐츠의 품질, 접근 및 사용 편의성에 대해 비용 지불 의향을 가지고 있음를 시사한다. 즉, 불법 유통 경로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OTT 플랫폼이 정식으로 한국 콘텐츠의 동시방영권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중심으로 락인 전략을 전개할 경우, 이미 존재하는 4억 명 수준의 합법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충분한 상업적 기회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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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02 3150 4818/4820
FAX. 02 3150 4872
E-Mail. research@kofice.or.kr
발행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기획·편집 김아영, 백현지
디자인 7의감각
발행일 2025년 5월 30일
E-ISSN 2714-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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