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활동 재개는 하나의 상징적 사건을 넘어, 케이팝 산업의 현재 위치와 향후 지속가능성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BTS의 군 복무로 인한 일시적 부재는 역설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케이팝, 특히 아이돌 그룹의 산업적 역량과 진화 방향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였다. 이 기간 동안 시장의 공백을 메우며 성장한 주요 그룹들의 데이터는 BTS가 부재한 동안 케이팝의 작동 방식과 성공 전략이 어떻게 다변화되었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최근 한류 빅데이터 대시보드 케이팝 분야에서 다수의 상위권 키워드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 아이돌 그룹의 데이터를 통해 최근의 트렌드와 BTS 복귀의 의미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입대로 인한 공백기에도 한류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키워드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렀던 BTS는, 멤버들의 연이은 전역 소식으로 최근의 케이팝 부문 탑 키워드 순위에서 1위에 올라와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전역 후 비교적 활발한 솔로 활동을 진행해 온 제이홉은 탑 키워드에서 4위를 기록했다. 탑 키워드 순위에서 블랙핑크(Black Pink)와 리사(Lisa)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엔하이픈(Enhypen), 세븐틴(Seventeen),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By Together), 엔씨티(NCT) 등의 남성 그룹이다. 남성 그룹 팬덤이 상대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만큼, 이들의 키워드 데이터는 현재 케이팝 남성 그룹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을 파악하는 유용한 지표가 된다.
스트레이키즈 온톨로지
NCT 온톨로지
우선 스트레이 키즈와 NCT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룹이라는 단위만큼이나 멤버 '개인'의 역량이 핵심적인 자원으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스트레이 키즈의 연관 키워드에서 '창빈(Changbin)', '필릭스(Felix)' 등 특정 멤버의 이름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현상은 단순히 특정한 멤버의 인기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룹의 정체성이 개별 멤버들의 창작과 퍼포먼스 역량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개별 멤버가 그룹을 구성하는 멤버로서의 단위가 아닌 그룹의 '브랜드'를 구성하는 독립적인 아티스트로서 기능하는 일종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새로운 모델로의 이행을 보여주는 지표다.
NCT 역시 '태용(Taeyong)', '도영(Doyoung)' 등 핵심 멤버와 함께 'sound', 'experimental'이라는 키워드가 함께 나타난다. 이는 멤버들의 음악적 색채가 유닛의 퍼포먼스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원문 분석에서도 NCT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각 서브그룹의 멤버들 간의 상호작용이 팬들에게 중요한 화젯거리로 소비되고 있음이 나타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온톨로지
둘째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By Together)의 데이터는 '콘셉트'의 서사적 확장이 팬덤 결집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이들의 연관 키워드에서 멤버 이름과 함께 'concept’가 높은 연결 강도를 보이는 것은, 그룹의 세계관과 스토리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선다는 점을 시사한다. 팬덤이 몰입하고 해석하는 실천적 차원이 세계관과 콘셉트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케이팝에서 음악을 듣고 소비하는 일이 그룹이 구축한 서사에 참여하는 '경험'을 포함하는 케이팝 팬덤 문화의 질적인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다.
세븐틴 온톨로지 분석
마지막으로 세븐틴(Seventeen)의 데이터는 팬덤과의 관계 자체가 중요한 상징자본으로 기능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anniversary', 'challenge', 'concept'와 같은 키워드들은 일방적인 콘텐츠 제공이 아닌,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가치가 증대됨을 나타낸다. 이는 아티스트와 팬덤이 맺는 관계가 하나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 팬덤과의 '감정적 유대' 및 '관계적 실천'을 통해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븐틴 키워드의 원문 분석에서도 세븐틴의 10주년을 언급하면서 아티스트와 팬덤이 공유하는 추억과 자부심을 언급하는 글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흐름은 모두 BTS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요인을 후발 주자들이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분화는 BTS가 열어놓은 세계 시장이라는 거대한 기회 속에서, 후발 주자들이 각자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며 케이팝 산업의 생태계를 더욱 다각화하고 풍성하게 만든 것이다.
다변화된 세계 시장 환경에서 BTS의 복귀는 단순한 인기 그룹의 컴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BTS는 다른 그룹들이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들을 이미 종합적으로 제시했으며, 앞으로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할 뿐만 아니라 세련된 방식으로 보여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입대 직전까지 각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통해 각자의 음악적 정체성과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BTS는 앞서 분석한 멤버 개인의 독자적 역량에 대한 상품화라는 트렌드의 가장 성공적인 선례이며, 이는 완전체 활동 시 발생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기반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토픽 기반 분석
최근의 케이팝 분야 토픽 기반 분석은 '프로덕션 퀄리티'와 '라이브 퍼포먼스' 등 아티스트와 콘텐츠의 질적 수준에 대한 기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BTS가 세계 시장에 소구한 '진정성'이라는 테마의 한 축이 질 좋은 무대에 대한 열망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들의 복귀는 화려한 콘셉트나 마케팅 전략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음악적 완성도와 메시지라는 케이팝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다시금 점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BTS 시대는 여러 그룹이 각축을 벌이며 케이팝의 외연을 확장한 시기였다. 그러나 BTS의 귀환은 이 다원화된 시장에 강력한 구심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BTS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존 케이팝의 강점을 한층 더 높은 퀄리티로 제시할지, 아니면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다른 그룹들에 또 다른 과제를 제시하게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