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5년 1~2월 업종별 주가 분석
1~2월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0.2% ~ +28%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팬엔터테인먼트 +28%, 에이스토리 +21%, 스튜디오드래곤 +19%, 콘텐트리중앙 +18%, CJ ENM +13%, NEW +5%, 삼화네트웍스 +2%, SBS +0.2% 순이다. 동기간 코스피는 +6%, 코스닥은 +10% 상승했다. 주요 콘텐츠 기업들 8개 중 5개의 주가가 시장을 아웃퍼폼했다.
팬엔터테인먼트의 +28% 상승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폭싹 속았수다>의 3월 7일 공개가 확정된 것에 기인한다. 이 작품은 믿고 보는 감독, 작가, 배우들의 작품으로, '22년 8월, 제작이 확정된 시점부터 화제를 불러왔다. 김원석 감독은 tvN의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아스달 연대기> 등 tvN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감독이다. 임상춘 작가는 KBS2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최고 시청률 각각 13.8%와 23.8%을 기록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폭삭 속았수다>의 주연 배우는 아이유와 박보검으로 역시 흥행 보증수표로 인식되는 배우들이다.
기업의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는 주요 작품의 시청률 또는 인지도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TV에 우선적으로 방영되는 작품의 수익구조는, 앞뒤 광고와 중간광고 등 광고 수익이 작품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PPL(간접 및 협찬광고)로 나머지 제작비를 충당한 후, 판권 판매(작품 종영 후 VOD 또는 해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를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이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는 시청률이 높을수록 판매율이 증가하고 할증이 붙으며, 시청률이 높은 작품은 판권 판매 가격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작품 수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청률은 매일 공개되기 때문에, 시청률의 수준과 추이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TV에 판매된 작품이 아니고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런 경우 넷플릭스가 제작비에 더해 일정수준의 마진을 보장해주고 작품을 구입한다. 따라서, 작품이 공급된 시점에 이미 이익이 확정되어 제작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적은 구조이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순위 등 OTT 작품들의 글로벌 반응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은 있다.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작품의 제작비는 약 6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 규모는 한국에서 제작된 작품들 중 최고 수준이며, 넷플릭스가 마진을 보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작사가 인식하는 이익 규모도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 CJ ENM은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따라 +13~21% 상승했다. 특히,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보도된 직후인 2월 20일 기준, 에이스토리 +30%, 콘텐트리중앙 +25%, 스튜디오드래곤 +18%, NEW +16%, CJ ENM +8% 등 대부분의 콘텐츠 기업들이 상승했다.
에이스토리는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ENA라는 메이저가 아닌 채널에서 방영했음에도 불구하고 17.5%의 매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매체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제작사이지만, 연간 2~4편 정도 꾸준히 작품을 제작 중이다. tvN <시그널>, <지리산>(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019-2021) 시리즈, ENA <유괴의 날>(2023), <모래에도 꽃이 핀다>(2023) 등 ‘06년 이후 누적 약 40편 정도의 작품을 제작했기 때문에, 한한령 해제 시 중국향 작품 제작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승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은 각각 tvN(CJ ENM)과 JTBC의 인하우스 제작사이면서 넷플릭스, 디즈니+, 지상파 등 다양한 매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한국의 1, 2위 규모의 제작사로서 한한령 해제 시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이기에 역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22~23년 중국 OTT에 정식으로 18편의 콘텐츠가 판매됐는데, 이 작품들은 모두 tvN-스튜디오드래곤, JTBC-콘텐트리중앙, SBS-스튜디오S 등 한국을 대표하는 3대 플랫폼과 3대 제작사의 작품들이었다.
SBS 역시 한한령 해제 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지만, 2월 20일 주가는 +0.9% 상승에 불과했고, 1~2월 주가도 주요 8개 기업들 중 가장 낮은 +0.2% 상승에 그쳤다. 그 이유는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따라 이미 11~12월에 +42%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것에 따른 부담이다. 주요 8개 기업들의 주가는 ‘23년 -47% ~ -15%의 하락을 보였는데, SBS가 -15%로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주요 8개 기업들의 ‘24년 주가 역시 -53% ~ -16%의 하락을 보였는데, SBS는 11~12월 +42% 상승에 힘입어 ’24년 -24%로 8개 기업들 중 두 번째로 낮은 하락을 보였다. 이렇게 SBS는 지난 2년간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 하락기에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24년말부터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했기 때문에 이번 한한령 해제 기대에 따른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서 배제되었지만, SBS 역시 중국 시장 재개방 시 큰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CJ ENM은 1~2월 +13% 상승했고, 2월 20일 +8% 상승했다. ENM의 대표 채널인 tvN의 작품들은 대부분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고, 일부 ENM의 자체 스튜디오인 CJ ENM Studios가 제작한다. 그리고, 이들 작품들은 모두 ENM이 유통을 담당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작품의 IP(판권)는 스튜디오드래곤이 보유하고 있지만, ENM이 유통을 담당하면서 일정수준의 수수료를 인식하기 때문에, ENM 역시 한한령 해제 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ENM은 자체 OTT인 티빙을 통해 프로야구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가을에 프로야구 시즌이 종료되면서 가입자의 일시적인 이탈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3월부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티빙 가입자가 재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도 ENM의 1~2월 주가 상승의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