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혁신적인 제품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가운데,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K-뷰티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주목할 만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바로 해외에서 탄생한 K-뷰티 브랜드들의 부상이다. 그 대표적 사례인 유럽 기반 '예쁘다(Yepoda)'는 현지 창업자들이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유럽에서 판매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클린 뷰티', '지속가능성', '젠지(Gen Z) 감성' 등 유럽 소비자 맞춤형 가치를 내세운 예쁘다의 성공은 K-뷰티가 단순 수출 상품을 넘어 글로벌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예쁘다의 공동창업자인 샌더 준영(Sander Joonyoung), 베로니카 스트로트만(Veronika Strotma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변화하는 글로벌 K-뷰티 생태계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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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한국의 뷰티 문화를 유럽에 전파한 기업가로서 독특한 여정을 걸어오셨습니다. 유럽에서 K-뷰티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케이팝이나 K-드라마 같은 다른 한류 콘텐츠도 창업 결정에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
샌더 준영 예쁘다는 소소한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됐어요. 베로니카와 함께 한국에 있는 제 가족을 만나러 갈 때마다, 유럽에 있는 친구들이 꼭 K-뷰티 제품을 사다 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매번 스킨케어 제품으로 여행 가방을 가득 채워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우리만의 K-뷰티 브랜드를 만들어서 제대로 된 K-뷰티를 유럽에 소개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을 여러 번 오가면서 현지 전문가들과 협업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한국 뷰티 시장의 혁신성과 제품 퀄리티, 그리고 독특한 스킨케어 철학을 직접 경험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과 K-뷰티를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베로니카 맞아요. 저희가 원했던 건 기존 K-뷰티 브랜드를 단순히 따라 만드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유럽에서 태어날 수 있는 ‘진짜 K-뷰티 브랜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했어요. 그래서 예쁘다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탄생했습니다. K-뷰티의 본질과 클린 뷰티, 지속가능성, 확실한 효과, 그리고 사용하는 재미까지요. 이런 가치들은 저희 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유럽 스킨케어 시장에서 아직 제대로 만나볼 수 없었던 것들이기도 했어요. K-뷰티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스킨케어 루틴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K-뷰티는 하나의 철학이자 라이프스타일이거든요. 바로 그런 점이 저희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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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Yepoda)의 다양한 K-뷰티 상품들(출처: Yepo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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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예쁘다는 독특한 위치에 있는 브랜드 같아요. 한국 밖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의 본질을 담고 있고, 실제로도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고 계시기도 하고요. 이런 측면에서 기존 K-뷰티 브랜드들과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을 텐데, 어떤 부분에서 차별점을 만들어가고 계신가요? |
샌더 준영 예쁘다는 독일에서 시작된 브랜드지만, 모든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항상 ‘한국에서 사랑으로 만든 K-뷰티’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K-뷰티의 진짜 핵심은 한국에 있다고 확신하거든요. 한국이 스킨케어 과학 분야에서 계속 앞서나가고 있고, 전 세계 뷰티 브랜드들이 한국 연구소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베로니카 저희를 다른 K-뷰티 브랜드와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은 가치 중심의 접근 방식이에요. 한국 스킨케어가 가진 혁신성과 뛰어난 효과는 그대로 살리면서도, 유럽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거죠. 저희 고객들은 클린 뷰티, 동물실험 금지, 비건 제품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가치들이 저희 모든 활동의 출발점이 되고 있어요.
저희는 한국과 유럽 사이의 문화적 매개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복잡해 보이는 K-뷰티 루틴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재해석하되, 그 핵심 철학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 아이즈 크림'을 예로 들면, 많이 사용되는 달팽이 점액 대신 식물성 파이토 뮤신을 넣어서 비건 원칙을 지키면서도, 병풀이나 쑥 같은 대표적인 한국 성분들은 그대로 담았거든요. 포장재도 대부분 리필 가능한 유리로 만들어서 환경을 생각하고 있고, 친환경적인 지구 보존을 위해 활동하는 '1% for the Planet'과도 함께하고 있어요.
샌더 준영 그리고 고객들에게 더 친근하게 K-뷰티를 전달하는 부분에서도 저희 나름의 전략이 있습니다. 한국의 리테일(retail)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유럽 각지에 특별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어요. 최신 분석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 스킨케어 컨설팅부터 한국식 포토 부스까지, 유럽의 각 도시에 작지만 한국의 일부를 재현하고자 노력했어요.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K-뷰티를 진정성 있게, 또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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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포토부스와 자판기를 재현한 예쁘다 팝업스토어 전경(출처: Yepo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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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유럽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예쁘다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소비자들의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케이팝이나 K-드라마 같은 한류 콘텐츠가 K-뷰티 확산에 어떤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베로니카 2020년 예쁘다를 론칭했을 때만 해도, K-뷰티는 유럽에서 소수의 마니아에게 인기 있었습니다. 물론 몇몇 유명한 브랜드가 있었고 뷰티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화제였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분야였거든요. 관심은 있어도 복잡한 스킨케어 루틴이나 처음 보는 성분들 때문에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K-뷰티의 좋은 점들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사람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죠.
샌더 준영 최근 몇 년 사이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일부 얼리어답터들만 관심 두던 저희 브랜드도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찾는 브랜드가 됐으니까요. 케이팝이나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K-뷰티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봐요. 이런 콘텐츠들을 통해 한국의 감성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뷰티 제품까지 관심을 두게 된 거죠.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들의 완벽한 피부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런 피부를 가질 수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다가 K-뷰티를 알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이런 흐름이 유럽 전체에서 한국 스킨케어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꿔놓았어요.
저희도 이런 흐름에 따라 문화적 연결점을 만드는 데 열심히 노력해 왔어요. 인플루언서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서울로 초대해서 한국의 뷰티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고요. 실제로 한국에서 경험한 것들을 자신들의 팔로워들과 진솔하게 나누면서 K-뷰티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죠. 올해 3월 세포라(Sephora)에 입점한 것도 K-뷰티가 주류가 됐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유럽의 대형 뷰티 판매자들이 K-뷰티를 메인으로 밀고 있다는 건, 이제 더 이상 특별한 트렌드가 아니라 일상적인 뷰티 문화의 한 부분이 됐다는 의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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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에서 진행된 예쁘다의 K-Beauty Academy(출처: Yepo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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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계시다 보니 현지 업계 상황을 가까이서 보고 계실 것 같습니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한국 제조업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체감하실 것 같은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예쁘다는 한국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가고 싶으신지 궁금하고, 또 다른 한국 브랜드들과의 협업 같은 걸 고려해보고 계신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
샌더 준영 저희는 한국 제조업체들과 긴밀하고도 적극적인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브랜드들이 한국 K-뷰티의 기술력과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진짜 K-뷰티를 만들려면 한국이라는 중심지에서 함께해야 한다고 믿어왔는데, K-뷰티의 원천이 한국에 있다는 것이 계속 증명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한국 제조업체에 단순히 제조만 맡기는 관계가 아니라, 긴밀하고도 밀도 높은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제조업체분들과 직접 만나서 새로운 기술들을 탐구하고, 앞으로의 트렌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거든요. 한국 뷰티 업계의 전문성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런 부분이 저희가 유럽 고객들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핵심이 된다고 봅니다.
베로니카 지금은 제조 파트너들과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한국 브랜드들과도 함께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고려해볼 생각이에요. 특히 지속가능성이나 클린 뷰티, 성분 혁신 같은 분야에서 저희와 비슷한 철학을 가진 브랜드들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결국 저희가 추구하는 건 K-뷰티의 진짜 장점들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는 것이니까, 그런 목표를 함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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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요즘 한류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속도가 정말 빨라지고 있고, 예쁘다도 그 흐름의 일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K-뷰티를 통해서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어떻게 해나가고 싶으신지, 그리고 그 미래를 어떻게 그려보고 계신지 궁금해요. |
샌더 준영 저희는 예쁘다는 한국의 뷰티 문화와 전 세계 사람들을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저희 미션은 K-뷰티가 가진 본래의 뿌리는 그대로 지키면서도,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매력적이며 의미 있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거든요. 단순히 스킨케어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서서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뷰티 철학이 담긴 진짜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요.
좋은 예가 6월에 밀라노 브레라(Brera) 지구에 오픈한 저희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더 예쁘다 하우스'입니다. 브레라는 트렌드를 이끄는 예술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곳이라 한국의 감성을 유럽에 소개하기에 정말 완벽한 장소였거든요. 매장 안에는 한국 스타일의 카페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피부 분석 공간을 마련해, 현대적인 한국 리테일 경험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으로 꾸몄어요. 이런 공간과 저희 제품들, 그리고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서 사람들이 새롭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한국 문화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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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 위치한 예쁘다 팝업·플래그십 매장(출처: Yepo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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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류나우 독자들에게 귀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이번 인터뷰 소감과 함께 한류나우 구독자들, 그리고 앞으로 예쁘다를 만나게 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
베로니카 한류나우 인터뷰 기회를 통해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예쁘다는 저희가 K-뷰티와 한국 문화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브랜드인 만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류 열풍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거든요. K-뷰티를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쁩니다.
샌더 준영 한류나우 구독자분들과 예쁘다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여러분이 보여주시는 호기심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저희에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단순히 좋은 제품만이 아니라 즐겁고 의미 있는, 그리고 진짜 K-뷰티 정신이 느껴지는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계획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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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공동창업자 샌더 준영(Sander Joonyoung)과 베로니카 스트로트만(Veronika Strotmann)
(출처: Yepo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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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02 3150 4818/4820
FAX. 02 3150 4871
E-Mail. research@kofice.or.kr
발행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기획·편집 이현지, 김정현
디자인 7의감각
발행일 2025년 9월 23일
E-ISSN 2714-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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